푸른바다의 창가에서/내 마음의 울림
엄마와 땅콩냄새.
충북나그네(푸른바다)
2021. 4. 12. 19:55
지나간 어린 시절
기억이 주욱 이어지지 않고 중간중간 나는걸 보니
아마 국민학교가기 전이지 싶다.
집에서 10여리 떨어진 탄금대라는 곳을
먼지 날리는 신작로를 따라 걷다 보면
장마가 진 후 물이 넘쳐서 이루어진 모래밭이 넓게 펼쳐진 곳이 있었다.
그 모래 밭에는 땅콩농사가 잘되었던 것 같다.
엄마는 동생은 업고 나는 걸리고
버스를 타고 갔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커다란 대바구니를 들고...
그 곳으로 갔던 기억이 난다.
땅콩수확이 끝나고
휑한 남의 땅콩밭에서
엄마는 그늘에 동생을 뉘워 놓고
모래밭에 호미질을 하시며
남이 땅콩수확을 하다 미처 다 캐지 못한
땅콩이삭을 주우셨다.
한참이고 쭈그리고 주우시면 꽤 많은 땅콩이삭을 주울수 있었다
그렇게 엄마와 땅콩이삭을 주워온 날이면
온 집안에 고소한 땅콩냄새가 가득했다.
엄마의 힘든 마음이
고소한 땅콩냄새로 변하는 날이었다.
지금도 나는 가끔씩 고소한 땅콩냄새가 나면
왠지 마음속으로 그 시절을 생각나
마음속에 아픔이 생긴다.
지금은 하늘나라로 간
엄마와 동생의 모습도 생각이 나고......
밖에는 비가 내린다.
내 마음속에도 비가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