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나그네(푸른바다) 2023. 9. 19. 08:36

왁자지껄.

집 안이 오랫만에 소란스럽다.

 

소주한병.

어머니의 얼굴에 웃음기가 핀다.

소주두병.

어머니의 얼굴에 웃음꽃이 핀다.

소주세병.

너무 무리하지 말거라

소주네병.

아내의 눈치가 어머니 얼굴에 가득하다.

모르는 척.

소주 다섯병.

너무 마시는거 아니니?

드디어 어머니 말문을 여신다.

소주 여섯병.

이제 그만 마셔라

어머니 얼굴에 근심이 가득하다.

술은 홀수로 마시는 거래요

기어코 소주 일곱병을 뱃속에 구겨 넣고

나는 자리에 누웠다.

 

"아이구 술안주라도 좋은걸 먹던지..."

 

베게머리에 어머니는 아들걱정이다.

 

"한동안 안마시더니 또 저러네요..."

 

아내의 목소리가 떠나는 기차의 기적소리처럼 멀어져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