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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금학동 불상광배(公州 金鶴洞 佛像光背) 본문
공주박물관 야외전시장에 자리하고 있는 7세기 백제시대 공주 금학동 불상광배이다
충청남도 공주시 정지사길 국립공주박물관에 있는 고려시대의 석조 광배.
금학동 사지란 현재의 공주교육대학교와 공주여자고등학교의 북쪽에 있는 절터와 금학동 탑골로 불리는 지역을 함께 지칭한다. 이곳에서는 통일신라 때의 석탑 부재와 우물 뚜껑, 그리고 석재의 소탑과 와당 등이 출토되었다. 금학동 사지 석불광배 역시 이 부근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위치는 불분명하다. 높이 2m 남짓의 대형의 광배로 고려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금학동 사지 석불광배는 기본적으로 머리 광배와 몸 광배를 함께 표현하였다. 머리 광배 중앙에는 연꽃을 배치하였고, 주위에 원형 테두리를 돌린 다음 그 사이에 당초 무늬를 새겨넣었다. 머리 광배의 아래 부분에서 연결된 몸 광배 내부에도 당초 무늬를 표현하였다. 또한 몸 광배 바깥면에 다소 거친 불꽃 무늬를 새겨 넣었다. 전체적으로 고식을 이어받았다.
드물게 남아 있는 판석 형태의 대형 광배로 전체 길이가 209㎝에 이른다. 머리 광배와 몸 광배로 이루어진 거신 광배 형식으로 보아 원래의 불상은 좌상이었을 것이다.
비록 불상과 대좌는 잃었지만 큰 규모에도 불구하고 온전한 상태로 잘 남아 있어 고려시대 공주 지역 불상 광배의 한 예를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불상의 머리나 몸체 뒤쪽에 있는 원형 또는 배 모양의 장식물을 광배(光背)라 하는데, 이것은 부처님의 몸에서 나오는 빛을 상징화한 것이다. 광배는 일반적으로 두광(頭光), 신광(身光)으로 구분하는데, 두광과 신광을 함께 이를 때는 거신광(擧身光)이라 한다. 또한 광배의 모양에 따라 위로 솟는 불꽃을 표현한 보주형(寶珠形) 광배와 앞이 뾰족한 배 모양의 주형(舟形) 광배로 나뉜다. 어떤 경우든 광배는 부처님의 몸에서 발산하는 진리와 지혜의 빛을 표현하기 위한 방편이다.
부처님이 지니고 있는 신체적 특징 가운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32길상이다. 32길상 중에 두 눈썹 사이에 흰 털이 있는 백호상(白毫相)과 항상 몸에서 솟는 광명이 한 길이 된다는 장광상(丈光相)이 있다. 백호상이란 눈썹 사이에 흰 털이 오른쪽으로 말려서 붙어 있으며, 길이는 1장(丈) 5척(尺)이나 되는데 거기서 빛을 발한다는 것이다.
『묘법연화경』에 의하면 석가모니불이 영산(靈山)에서 설법을 마치고 삼매에 들었을 때 부처님 미간의 백호에서 빛이 나와 동방의 1만 8천 불토를 밝혔다고 한다. 이것을 방광(放光)의 상서라고 하는데 법화육서(法華六瑞) 가운데 하나이다. 또한 『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1)에서 말하기를, “무량수불은 팔만사천의 상(相)이 있고, 하나의 상에 각각 팔만사천의 좋은 형상이 따르고, 그 형상에 또 팔만사천의 광명이 있어 그 낱낱의 광명이 시방세계 염불 중생을 자비로운 마음으로 보살펴 두루 비친다”고 하였다.
부처님이 발산하는 일체의 빛은 깨달음의 정신적 에너지이며 지혜의 상이다. 그래서 부처님의 몸에서 나오는 광명을 광명지상(光明智相)이라 한다. 이 빛은 미망(迷妄)의 어두움을 파하고 진리를 드러내는 광명이며, 항상 시방세계를 빈틈없이 비추는 무량광(無量光)이다. 그래서 무량광이 나오는 부처님의 몸은 한량없는 광명의 저장고인 셈이다.
불신으로부터 나오는 무량광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 두광 혹은 신광이다. 불화나 조각상의 두광에서 보이는 원상은 가장 강렬한 빛을 발하는 백호(白毫)를 중심으로 한다. 몸에서 발하는 신광은 몸을 중심으로 하여 표현하며 신광만을 표현하는 경우는 없다. 두광과 신광을 다 표현할 때는 먼저 두광을 나타내고 그 밑으로 신광을 표현하여 두광이 우선하는 형식을 취한다.
현존하는 불상 광배의 표현 형식은 다양하다. 원광(圓光) 형태의 두광만 있는 경우는 강진 무위사의 〈아미타내영도〉와 밀양 표충사의 〈아미타삼존도〉, 경주 남산 탑곡 마애불상군, 경주 남산 칠불암 마애석불, 합천 치인리 마애불입상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편 두광에 위로 솟는 불꽃을 표현한 보주형 광배는 국립부여박물관 소장의 금동보살입상,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경주 구황동 금제여래입상, 서산 마애삼존불상 등이 있다.
거신광배의 경우 주형 광배가 대종을 이루며 국립부여박물관 소장의 정지원명 금동여래삼존입상, 간송미술관 소장의 계미명 금동삼존불입상, 청양 장곡사 철조약사여래좌상과 철조비로자나불좌상, 의성 고운사 석조석가여래좌상 등이 있다.
빛은 눈으로 볼 수 있는 형상이 아니다. 다만 밝은 존재일 뿐이다. 또한 태양광선같이 넓고 깊은 광선도 있고, 화염같이 좁고 엷은 광선도 있다. 태양광선은 눈에 보이지 않으나 직선적이고 화염은 곡선적이다. 따라서 광선을 표현함에 있어서 직선으로 하거나 곡선으로 하거나 관계없다. 다만 어느 것이나 매우 단순하여 밝다는 것 이외에는 다른 요소가 가미될 수 없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나라 불상의 광배에는 다른 여러 가지 요소가 가미된다. 화염은 빛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으므로 광배에 화염의 형상을 그리거나 조각하는 것은 당연할 수 있으나, 때로 빛과 관계없는 것을 장식하기도 한다. 연꽃, 당초 등을 새기는 것이 그것이다. 희귀한 예로 卍문양을 새겨넣은 봉화 취서사 석조비로자나불좌상도 있다.
먼저, 두광에 연꽃을 새긴 것은 보현보살의 배광(背光)을 연꽃에 비유하는 것과 관련 있다고 생각되는데, 이때 원형의 두광 윤곽은 마치 활짝 피어 있는 연꽃과 같다. 장곡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과 서산 마애삼존불상, 영주 가흥리 마애삼존불상 등에서 8엽 또는 16엽의 연꽃 장식을 찾아볼 수 있다.
당초나 인동은 두광에 동심원을 치고 중심에 연꽃을 배치한 다음 그 외부 구간에 배치하는 것이 통례이다. 이렇게 하는 것은 고리 모양으로 된 좁은 외곽의 공간이 당초 등의 장식문양으로 채우기에 알맞기 때문일 것이다. 대구 동화사 비로암 석조비로자나불좌상에서는 당초를, 장곡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에서는 연당초를, 장곡사 철조약사여래좌상에서는 모란당초를 장식하였다.
또한 두광과 신광 등에 화불(化佛)을 안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화불이란 부처님이나 보살의 신통력에 의하여 화작(化作)된 부처님을 말한다. 화불에 대해서 『관무량수경』에서는, “무량수불의 몸은 백천만억 염부단(閻浮檀)2)의 금색과 같다. 부처님 몸의 높이는 60만억 나유타항하사유순(那由他恒河沙由旬)3)이다. 그 부처님의 원광은 백억 삼천대천세계4)와 같고 원광 속에 백억 나유타항하사의 화불이 있다. 하나하나의 화불 또한 무수한 화보살로써 시자를 삼는다”고 하였다. 무량수불은 곧 아미타불이므로 그 원광, 즉 두광 속에 무수한 화불과 화보살을 나타냄을 말하고 있다.
또 같은 경전에서, “관세음보살의 신장은 80억 나유타항하사유순이다. 몸은 자금색이고 위에 육계가 있다. 위에 원광이 있고 얼굴은 각각 백천 유순이다. 그 원광 속에 5백의 화불이 있어 석가모니와 같다. 하나하나의 화불에 5백의 보살과 무량의 제천(諸天)이 있어 시자를 삼는다”고 하였다.
위의 경전을 통해서 보면 화불이나 화보살은 원형의 두광에 나타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인도 불상에서는 그것을 따르고 있으나 우리나라 많은 불상들은 두광은 물론 신광에도 화불을 표현하고 있다. 실제로 화불을 표현하는 데는 5백, 무수, 무량이 아니고 3불, 5불, 7불 등이 가장 많다. 동화사 비로암 석조비로자나불좌상, 경주 남산 미륵곡 석불좌상, 괴산 각연사 석조비로자나불좌상 등에서 그 예를 찾아볼 수 있다.
불상이 갖추고 있는 도상에는 자세, 지물, 수인 등이 나타나지만 광배만큼 부처님의 위신력과 신성(神聖)을 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은 없다. 스스로 비추는 것을 광(光)이라 하고, 사물의 이치를 밝히는 것을 명(明)이라 한다. 광명은 스스로 비추어 무명 번뇌를 없애고, 밝음은 참된 법을 드러낸다. 불신 전체를 감싸고 타오르는 광명의 불꽃은 사바세계의 중생들이 집착하고 있는 번뇌와 미망(迷妄)을 타파하고, 해탈의 길로 이끄는 부처님의 지혜와 권능을 표현하는 데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네이버 지식백과] 광배 - 지혜와 권능의 빛 (사찰 장식 그 빛나는 상징의 세계, 2000.05.01, 돌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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