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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푸른바다의 창가에서/風景속에 비친 詩 (144)
바람따라 구름따라 가는길
어스름 저녁무렵일찍 때 되면 들어오라던 엄마의 말씀을 잊고친구들과 온동네 휘저으며 놀다 헐레벌떡 집으로 달려가는 순치명 석불. 2024.12.11. 청주순치명석불
날씨도 찬데 뭔 발걸음인가?말은 그리 하는 듯 해도 다가오는 발걸음 소리는반가운 듯 조릿대 사이를 휘젓는다. 오늘따라 강물 빛도 더 차가운 듯하네 그려빈 손으로 찾아도 백석정은언제나 불콰한 모습으로 나를 반긴다. 바람이 분다.감천가 물결위로기다림이 흐른다. 2024.12.08.낭성면 백석정.
밤새 내리는 비 덕분에습도도 높고 창문을 열기도 뭐하고... 이 참에 하고 에어컨 가동을 했더니밤새 돌아가는 에어컨 실외기실 위에나란나란 어깨동무 한 화분들이밤새 시끄러워 잠 한숨 못잤다고나에게 투덜거리는 듯 하다. 너희들의 투덜함으로더운 날에도 나는 밤새 잠을 잘잤구나고맙고 미안하단 표현으로화분들에게 눈길 한번 더 준다.
장승아 장승아 이제는 둘도 모자란단다. 금슬좋은 너희도 얼른 하나 더 낳아라. 그게 애국하는 길이란다.
세월이 간다는 것은 잊혀짐을 향해 걸어가는 과정. 인적없는 바람만 외로운 포도(鋪道) 위로 그렇게 세월은 흐른다.
어린시절 학교를 파하고 돌아오던 길 작은 나뭇가지 하나 꺽어 논둑길에 쪼그리고 앉아 집에 있는 토끼들이 좋아하던 냉이가 섞인 여러가지 나물들을 봉지에 담아 한걸음에 달려와 문을 열고 토끼에게 먹이를 주던 그 시절. 세월은 쏜 살 같이 흐르고 구멍뚫린 토끼집 창살사이로 추억만이 따사로운 햇살에 졸음에 겨워한다. 쪼가리 스레트기와 물기 싫어한다는 토끼집에 얹고 오물오물 토끼 먹이 먹는 모습 바라보던 어린시절은 성근바람에 저만치 앞서 달아나고 쫓기에도 서투른 세월의 흔적은 제 자리에서 숨을 헐떡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