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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읍 교성리 현감이범조영세불망비(鎭川邑 校成里 縣監李範祖永世不忘碑) 본문
진천읍 교성리 향토박물관 야외전시장에 자리하고 있는 고종때 진천현감을 지낸 이범조의 선정비입니다.
비석의 전면에는 행현감이후범조영세불망비( 行縣監李侯範祖永世不忘碑)라고 적혀있으며
비의건립시기는 1890년 경인년(庚寅年) 9월에 백곡면(栢谷面)에 세웠다.
진천현감 이범조에 대하여 구전되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진천현감 이범조가 민정 시찰차 지방 순시에 나섰다. 충청북도 진천군 이월면 중산리 돌여울마을에 이르렀을 때 어디선가 애달프면서도 이상한 여자의 곡성이 들려왔다. 이범조는 고개를 갸웃갸웃하며 다가가 어찌된 사연이냐고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여자가 하는 말이 간밤에 화재가 나서 남편이 불에 타 죽었다는 것이었다. 이범조는 관원 일행을 데리고 현장 검증에 나섰다.
안채는 불타 버리고, 사람들은 사랑채에 시신을 옮겨 놓고 장사 준비를 하느라 야단이었다. 이범조는 시체를 살펴보더니 관원에게 돼지 두 마리를 사오라고 명하였다. 한 마리는 죽이고 한 마리는 산 채로 묶어서 나란히 놓은 다음 그 위에다 불을 지르게 하였다. 그리하였더니 살아 있던 돼지는 온몸에 화상을 입고 죽은 돼지는 위쪽만 화상을 입었다. 동네 사람들은 무슨 영문인지를 몰라 어리둥절하며 수군거리기 시작하였다.
이범조가 말하기를, “이 시체는 안면과 복부만 화상을 입은 것으로 보아 화재로 인한 죽음이 아니다. 죽은 까닭이 무엇이냐?”라고 사인을 캐물었다. 그러나 부인은 한사코 불에 타 죽었다는 것이었다. 이범조는 크게 노하며 다시 시체를 물로 씻어 보라고 관원에게 명하였다. 얼마 후 시체 앞가슴에 물기가 마르지 않는 곳이 있기에 즉시 그곳을 눌러 보라고 하였다. 그랬더니 그곳에서 명[무명] 짜는 물렛가락이 솟아 나왔다.
후들후들 떨며 수선을 피우던 부인은 새파랗게 질려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현감 앞에 엎드려 “죽을죄를 졌습니다. 살려 주십시오” 하며 빌었다. 이를 지켜보던 동네 사람들은 아연실색하며, “저 계집이 간부와 놀아나더니 자기 남편까지 죽였구나!” 하고 노발대발하였다. 그리고는 “우리 현감은 과연 명관이로다!” 하며 탄복을 그치지 않았다.
이범조 현감비가 진천군 이월면 중산리 어수정 근처에 방치되어 있었는데, 이월면 노원리 주민 신장철의 제의에 의하여 군수 나기정이 1981년 4월 진천읍사무소 정원으로 이전하여 안치한 바 있다. 비에는 ‘현감이범조영세불망비(縣監李範祖永世不忘碑)’라고 써 있으며, 연대는 마멸되어 알 길이 없다. 또한 신장철의 말에 의하면 이범조 현감에 관한 비가 광혜원면 소재지에서 바들말로 가는 다리 밑에도 있었다고 한다.
명관이범조이야기 [明官李範祖-]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한국학중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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