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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읍 금굴리 보호수림(報恩邑 金屈里 保護樹林) 본문

충북의 바람소리/보은군(報恩郡)

보은읍 금굴리 보호수림(報恩邑 金屈里 保護樹林)

충북나그네(푸른바다) 2021. 6. 24. 06:57

초록빛이 눈을 시원하게 합니다.

사진 촬영 명소로 떠오른 은사뜰 소나무숲 │ 은사뜰은 마을을 병풍처럼 감싼 아름다운 소나무숲으로 유명하다. 탄부면 임한리 소나무숲과 함께 사진 작가들 이 촬영지로 즐겨 찾는 곳이 바로 은사뜰 소나무숲이다. 소나무숲은 은사뜰 마을 앞 넓은 들판 위에 도드라지게 서있는데 숲 너머로 힐 끗 비치는 마을의 정경이 웅숭깊다. 은사뜰은 혼탁한 세상을 피하여 선비들이 이 소나무숲 정자에 숨어 살았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굳센 나무의 하나하나에 마을을 지켜온 신령한 정기가 서려있으니 철마다 사진작가들이 몰려드는 것도 단지 소나무숲의 아름다움 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금굴1리 마을 유래비에는 은사뜰의 입향조가 300년 전의 순흥 안씨라고 적혀 있다. 소나무의 수령이 250~300년을 헤아리니, 숲도 마을과 함께 조성되었으리라 짐작된다. 들판에서 몰아치는 바람을 막아주는 바람막이 역할과 액운을 차단하는 수구막이 역할을 겸하고 있는 신성한 숲이다. 이래저래 고마운 일이어서 주민들은 매년 정월이면 숲에 제를 올린다. 이곳이 사유지였기 때문에 원형보전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다행히 2009년 보른군이 보호림으로 지정하면서 소나무 87그루와 버드나무 5그루가 체계적인 관리 를 받게 됐다. 보은군은 나무 주변 사유지를 매입하고 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해 탐방로도 설치했다

 

햇빛이 금빛으로 비치는 쇠푸니 마을 │ 고려 때부터 금을 캤다는 금굴리에는 금 (金)과 관련된 지명이 유독 많다. 골짜기에 햇볕이 비치면 금빛이 났다는 금곡월, 금을 캘 때 정작 토지주는 금을 캐지 못하고 외지인만 금을 만지는 꼴이 분해서 이름 붙여진 분터골이 그렇다. 금굴리와 인접해 있는 보은의 3대 명산인 금적산(652m)과의 연관성도 있다. 삼승면 서원리에 있는 금적산 자락에도 금송아지와 금비둘기에 대한 전설이 깃들어 있어 금굴리의 지명과 상당한 연관성을 찾을 수 있다. 그래선지 쇠푸니는 쇠금자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금굴리의 이런저런 연유를 한 번에 뭉뚱그려낸 지명처럼 들린다. 땅을 갈아 끼니를 이었던 예전에는 금을 캐는 일 이야말로 구차한 현실을 일시에 초월할 수 있는 부의 상징이었을 터. 쇠푸니는 그 이상향을 그려낸 지명인지도 모른다. 오늘날의 금맥은 산속에서 내려와 너른 평지 위에 반듯하게 지어진 농공단지 속으로 들어와 있는 것일까. 은사뜰과 쇠푸니 사이에는 1988년 조성된 보은농공단지가 들어서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