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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도면 중척리 지선정(賢都面 中尺里 止善亭) 본문
지선정(止善亭)은 조선 광해군(光海君) 2년(1610)에 지선(止善) 오명립(吳名立 , 1563∼1633)이 세운 정자로서 오명립의 호를 따서 지선정이라 하였다. 지금의 정자는 고종 16년(1879)에 중건하고 1932년에 보수한 건물로 정면 3칸, 측면 2칸 홑처마 팔작지붕의 목조기와집으로 내부는 통칸에 2단으로 마루를 깔았으며 안에는 우암 송시열(尤庵 宋詩烈)이 쓴 충효일생 와차강분(忠孝一生 臥此江 )이란 편액이 걸려 있고, 밖에는 수암 권상하(遂庵 權尙夏)가 쓴 지선정(止善亭)이란 편액을 달았다.
지선정은 서쪽에 인접하여 작은 내가 흐르고 주변의 벌판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언덕위에 세워져 경관이 수려하며, 이곳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서당의 기능도 하였다고 전해진다. 층청북도 유형문화재 제 111호로 지정 관리되고있다.
문의현 서쪽 금강(錦江) 가 계악(鷄嶽) 북쪽 가장자리 마강(馬江) 동쪽 가 등고강 (登皐江) 위에 송백이 울창한데 정자와 사우가 있으니 정자는 지선정(止善亭)이요 사우는 강고사(江皐祠)라. 정자는 어떤 것인가? 옛 광해군이 패륜한 때, 아아! 선생은 궐연히 물러나 은거하여 벼슬에 나아가지 않은 채 술 마시고 노래하며 즐기시고 후학을 가르치셨다. 강물에 배를 띄 노니니 소동파(蘇東坡)와 흡사했다. 묘당 언덕에 처하시면 그 백성을 걱정하고, 넓은 강호에 처하시면 그 임금을 걱정하여 나아가도 걱정이요 물러나도 걱정이니 충효의 일생이 이 강가에 누우셨다. 사우는 곧 어떤 것인가? 문충공(文忠公) 규암(圭菴) 송 선생과 장혜공(章惠公) 북창(北牕) 정 선생과 처사공 지선(止善) 오 선생 세 신위를 봉안하였으니 매년 봄 3월 16일 석전례를 행하고 세 신위의 영령이 쉬시는 곳이다. 곧 문충공과 장혜공은 일찍이 지선정 선생의 스승이었다. 참으로 선생은 일생토록 두 스승의 위덕을 추모하였으니, 총괄하여 말한다면 곧 지선이라 말할 것이다. 선생의 스승을 섬기는 도가 대 이와 같았으니 오늘날 나라안 원근의 유생들이 모두 모여 부정을 멀리하며 세 분 선생의 유덕을 추모하니 곧 유학의 도가 일신하고 주(周)의 삼물(三物)과 남전 여씨 향약을 강론하고 효열과 선생을 표창하니 비록 속학들이라 할지라도 어찌 유학의 도가 행해지지 않음을 걱정하겠는가? 이 경관에 물은 옥으로 금성을 두른 듯 흘러가니 그곳에 거처함에 원래 풍취가 있어 모래 하나 물 하나에도 함께 벗하여 등 돌림이 없고 태백의 신령한 기운은 이곳까지 끊임없이 이어진다. 북쪽을 등지고 정자를 세우니 마치 누운 소가 물을 건너가는 형상이라 이것이 이른바 갈형(喝形)으로, 점치고 이름을 정하니 모든 것이 이것에서 비롯되지 않겠는가? 그런즉 이 정자와 사우의 사실이 굳고 강직하여 그 사우의 이로움으로 사람들이 이웃하니 어곳이 이처럼 인에 거처할 만하겠는가? 방방곡곡에 여거하여 전하니 유학과 학문이 흥성하여 제자가 백출함에 세상에서는 문 서쪽의 염락이라고 부른다. 후손에 이르러서도 또한 잃지 않으니 명문가를 이루었다.유유한 강은 동쪽으로부터 서쪽으로 흘러가는데 이어지는 물결은 노니는 자로 하여 흥취를 일어나게 한다. 닭 울고 개가 짖듯 주야로 서로 깨우친다. 평평하고 비옥한 들은 수만이랑으로, 이것이 “물고기는 신선하여 먹을 수 있고, 산나물을 캐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땅은 기름지고 해마다 홍수와 가뭄이 없으니 나라는 태평하고 백성은 편안하여 노랫소리 만연하다. 산물은 산처럼 쌓여있고 산수는 아름답고 땅은 기름지고 백성은 온순하니 노소가 소리 없는 낙을 즐기고 집안의 이야기를 시를 지어 논하고 부를 지어 말한다. 덕업은 서로 권하고 과실은 서로 고쳐주며 예속으로 서로 사귀고 환란에는 서로 도와주어 여씨의 풍속이 행해지고 있으니 아름답고도 아름답다. 영원히 민멸되지 않고 노성과 더불어 바뀌지 않고 계악과 짝하여 무궁할 것이다. 서쪽으로는 공주와 인접하고 남으로는 계룡산을 이웃하고 북으로는 청주를 끼고 동으로는 문의를 바라보니 바위가 큰 연못의 검은 물결이 뭇 강을 휘돌아 바다로 들어가고 만고의 세월을 거쳐 양피한다. 때때로 음양이 어지러워 몽매하여 분간하기 어렵고, 흐린 물결은 하늘에까지 일렁이니 흡사 옛날 범중엄(范仲淹)이 악양루(岳陽樓)를 관람할 때와 비슷하다. 그 글에 이르길, “화창한 봄 좋은 경치에 이르러 물결은 일지 않으니 상하의 하늘빛이 온 천지에 푸르도다. 모랫벌 갈매기는 날며 모이고 금빛 물고기 헤엄치며 노닐고 언덕의 지초와 물가의 난초는 푸릇푸릇 생기가 넘친다. 혹 하늘에 길게 연기 오르고 흰 달이 천 리를 비치니 떠있는 달빛은 금빛으로 반짝이고 고요한 그림자 옥에 잠겼도다.어가는 서로 화답하니 이 즐거움 얼마이리요? 이 누대에 오르면 마음이 넓어지고 정신이 상쾌해져 총욕(寵辱)을 모두 잊고 술병 들고 바람을 쐬니 그 즐거움 넓고도 크도다.”라 하였으니, 곧 이 정자의 경치가 진실로 이와 같다. 오호라! 정자와 사우가 오래되어 퇴패하니 비가 새고 서까래가 기울었다. 지난 정미년에 중수하는 공사가 끝나 준공하니, 종손인 옥균과 장의인 영성과 감역인 해모․영길․영태․영록․낙세․학세․ 환세․성창․만진․영령과 기타 집안 자손들이 노역을 달갑게 여겨 얼마 지나지 않아 완성하니 경관이 일신되었다. 송암과 춘 두 선생은 또한 선조의 덕을 밝히어 영원히 남을 바탕을 마련하였다. 아아! 후손들의 그 정성과 효성이 더욱 경복하니, 바라건대 후일 입언군자가 다시 고징을 더해 후손으로 하여금 위로는 선조의 유풍을 서술하고 아래로는 후손으로서 유업을 계승하게 함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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