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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박물관 사례편람(淸州博物館 四禮便覽) 본문

통합청주시/상당구(上黨區)

청주박물관 사례편람(淸州博物館 四禮便覽)

충북나그네(푸른바다) 2013. 8. 28. 13:55

 

 

 

 

사례편람은 8권 4책. 목판본.

이재는 이이(李珥)-김장생(金長生)-송시열(宋時烈)-김창협(金昌協)으로 이어지는 기호학파(畿湖學派)의 학맥을 이어오면서도 그 나름의 학통을 수립한 대학자로서, 성리학과 예학에서 유명하였을 뿐만 아니라 옥당(玉堂:弘文館의 다른 이름)의 영수격으로 지체 또한 높았다. 당색은 노론(老論)이었으나 학풍에서는 당색을 초월하기도 하였다.

이 ≪사례편람≫은 그의 예학에 관한 깊은 조예를 토대로 편술된 것인데, 당시 거의 맹목적으로 시행하던 주자의 ≪가례≫의 허점을 보완하면서 이를 현실적으로 사용하기에 편리하도록 요령있게 엮은 것이다. 사실 ≪가례≫는 원칙만의 편술이기 때문에 그 행용에 있어서 많은 함정이 있었다.

여기에서 이재는 사례 중 상례(喪禮)에서는 ≪상례비요 喪禮備要≫를 주로 참고하되 현실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관행을 많이 그대로 인정해서 참작하였다. 제례(祭禮) 역시 시속(時俗)의 예제(禮制)를 도외시하지 않았지만, 관례(冠禮)와 혼례(婚禮)의 경우는 마땅한 준칙이 별로 없어서 ≪가례≫의 고례(古禮)와 여러 학자들의 주장을 대폭 보충하여 서로의 차이점을 찾고 그 옳고 잘못됨을 그 나름으로 고석(考釋)하여 판별하였다.

≪사례편람≫은 이재가 죽은 뒤 그 자손들에 의해서 다시 수정되고 정사되어 비로소 완벽한 체제가 이루어졌지만 간행이 용이하지 못하였다가, 이재의 증손인 광정(光正)이 수원유수(水原留守)로 있을 때인 1844년(헌종 10)에 간행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도록을 부록으로 붙이기도 하였다. 그 뒤 황필수(黃泌秀)·지송욱(池松旭) 등이 ≪사례편람≫에 보정을 더해서 ≪증보사례편람≫이라 하여 1900년에 다시 간행하기도 하였다.

≪증보사례편람≫도 ≪사례편람≫과 함께 기호지방은 물론 다른 지역에도 많이 보급되었다. ≪사례편람≫은 편술자인 이재의 명성도 있었겠지만 이 책이 지니고 있는 특색있는 편술방법, 그리고 요령있게 꾸며진 여러 학자의 주장의 이동(異同)과 그 고정(考正)이 사례를 행용하는 데 있어 많은 편익을 주었다.

≪가례≫의 원칙을 지키되 시속과의 묘미있는 절충과 예의 보편성의 추구가 시대에 따라서 변화하기 마련인 예속의 당위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이 간행되고 세상에 보급된 후에 편술된 많은 사례관계의 예서는 거의가 이 책에 기준하여 편술되었고, 사회에서 시용되는 예속 역시 여기에 기준하여 행용되었다. 우리 나라에서 간행되고 이용된 예서 가운데 이 ≪사례편람≫의 이용도가 아마도 가장 영향력이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사례편람 [四禮便覽]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