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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바다의 창가에서/내 마음의 울림

그리움의 끝.

충북나그네(푸른바다) 2021. 10. 25. 15:22

 

 

아침녁 잠결에 칼도마소리를 들었습니다.

아내가 무언가를 준비하나 하는 생각을 하다

그만 다시 까무룩 잠이 들었습니다.

그 잠끝에 나는 하늘에 계신 엄마를 만났습니다.

 

 

......................

 

 

어린시절 초가이엉 얹혀진 옛집 마루에 엄마는 계셨습니다.

언제나 환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셨지요

학교가 파하고 열심히 집으로 달려와

부억 한쪽 물이 들어있는 장독에서 물 한그릇 마시고는

함석으로 만든 바께스를 들고 동네우물로 물을 길러가곤 했습니다

 

왜 그랬는지 그 이유는 몰라도

학교가 끝나고 오면 누가 시키지를 않아도

항상 부억에 장독대에 물을 하나 가득 저는 길어놓곤 했습니다

그러면 막내아들 고맙다하시며 안아주시던 엄마의 품을 느끼고는 했지요

 

 

..............................

 

 

엄마는 마루에 앉으셔서

홍두깨로 밀가루를 미셨습니다.

아버지가 일을 하시고는 동사무소에서 받아오는 밀가루로

누른국수라고 불리던 칼국수를 만드시곤 했습니다

 

홍두깨로 말어서 넓게 펼친 밀가루반죽을 접어서 크기도 일정하게 국수를 만드셨지요

저는 옆에 앉아 국수를 써시는 엄마를 바라보곤 했지요

국수를 써는 칼도마소리가 참 듣기가 좋았습니다.

 

"엄마는 국수도 참 이쁘게 써네" 하면

엄마는 대답 대신 환한 웃음을 주셨지요

 

아침에 식탁에 앉아

아내가 아침에 만든 무우생채를 먹었습니다

그리고 아내에게 이야기 했지요

당신의 칼도마소리에 꿈속에서 엄마를 만났다구요

아내도 대답대신 환한웃음을 줍니다

 

나는 아내의 웃음이 꿈속에 엄마웃음과 같음을 느낍니다

그 웃음은 사랑이고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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