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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팥죽. 본문

푸른바다의 창가에서/내 마음의 울림

동지팥죽.

충북나그네(푸른바다) 2024. 12. 21. 21:29

어린시절 동짓날에는 항상 어머니는 팥죽을 끓이셨습니다.

연탄불위에 커다란 솥에서 거품을 내며 끓던 그 팥죽의 모습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팥죽에 들어있는 새알심을 나이만큼 먹어야 한다는 말에 

팥죽속에 들어 있는 새알심을 세며 팥죽을 먹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팥죽맛이 어떨까?

날씨가 변화무쌍입니다.

밤새 내린눈이 제법 티를 내는지 

도로에는 추운날씨로 얼은 길을 제설차들이 달리고 있습니다

 

오랫만에 아내가 카톡을 보냈습니다.

 

"동짓날인데 당신 시간되시면 팥죽 좀 사다주세요..."

 

팥죽이 문제던가요?

무엇이든 원하면 해줘야지요

늦게 퇴근해 한숨 자고 일어나 청주 육거리 시장을 찾았습니다.

육거리 시장은 언제나 사람들의 활기가 넘치고 삶이 치열한 곳입니다.

동짓날을 맞이하여 죽집 앞은 길게 줄이 서있습니다.

 

저도 길게 늘어선 줄 뒤로 서 봅니다.

세월은 쏜 살이고

어린시절 어머니가 끓여주시던 

부억에서 끓던 팥죽의 맛은 아닐지라도

조금의 노력으로 준비한 이 팥죽이 

저녁 늦게 퇴근한 아내의 얼굴에 환하게 웃음을 줄것 같습니다.

 

오늘 저녁도 이 팥죽으로 행복할 것 같습니다.

 

동짓날 긴 긴밤 아내와 이런 저런 이야기 하며

이 밤을 보내고 싶습니다.

 

.....................

 

동지에는 팥죽을 쑤어 잔병이나 액귀를 쫓아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동지가 가장 밤이 긴 날이어서 음기가 강하므로 붉은 색인 팥죽으로 잡귀를 몰아내야 한다고 믿었던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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