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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순 구슬비 노래비 본문

중원의 향기/충주시(忠州市)

권오순 구슬비 노래비

충북나그네(푸른바다) 2010. 4. 6. 22:08

 

 

 

 

 

충주댐 공원에 자리잡고 있다

 

구슬비 / 권오순

 


송알송알 싸리잎에 은구슬

조롱조롱 거미줄에 옥구슬

 

대롱대롱 풀잎마다 총총

방긋 웃는 꽃잎마다 송송송


고이고이 오색실에 꿰어서

달빛 새는 창문가에 두라고

포슬포슬 구슬비는 종일

예쁜 구슬 맺히면서 솔솔솔

 

 

시인은 세 살 때 소아마비에 걸려 평생을 가슴 앓아야 할 장애를 갖게 되었다. 그리고 초등학교 입학할 나이가 되자, ‘미운 일본 글 일본 말을 배우기보다 더 많은 딴 공부를 집에서 나 혼자 하겠다.’고 결심하고 학교도 다니지 않았다고 한다.

시인은 아버지께 사달라고 부탁해 받은 ‘한글대사전’으로 우리말과 글을 익히면서 밤새워 시를 썼습니다. 우리말과 글을 아름답게 갈고 다듬어 시를 쓰는 것이 장애를 이기고 나라 사랑을 실천하는 길이라고 굳게 믿었다. 1937년 ‘카톨릭 소년’에 발표한 ‘구슬비’는 시인의 이런 마음을 담은 대표적인 시이다.


 



 

* 권오순(1919~1995) 시인 :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났으며, 1933년 <어린이>에 ‘하늘과 바다’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동시집 ‘구슬비’, ‘새벽숲 멧새소리’ 등을 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