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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가슴속에 아픔이 생긴다 본문
문득 가슴속에 아픔이 생긴다[2007,07.24]
이렇게도 더운날이 였을거다
유년의 기억을 더듬어 올라가면
기억의 가물거림 너머로 환한 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른다
학교를 다니기 전이였을거 같다
런닝에 반바지 까아만 고무신 신고
아버지 손수레에 올라타고 황톳길위를 가고 있었다
앞에서 손수레를 끄시는 아버지의 등이 참으로 넓다고 느꼈었다
리어카가 덜컹거릴때 마다 엉덩이에 느껴지는 참을만한 아픔은
아버지의 등뒤로 땀이 되여 흐르고 있었다
"이거 잘가지고 있어야 한다"
아버지가 손에 쥐여주신 보따리속에는
아침에 어머니가 쪄주신 찐고구마가 들어 있을것이다
어깨에 비스듬히 차고있는 앙증맞게 생긴 프라스틱 물통에는
작은 나의 가슴이 뛰듯 물이 출렁거리고 있었다
어머니가 새벽에 일을 가시면
나는 아버지를 따라 취로사업을 다녔다
아버지가 일을 하는 길가에서 흙위에 이름도 쓰고
일나가신 엄마얼굴도 그리고
보자기속에 담겨있는 찐고구마도 그렸다
앙증맞게 생긴 프라스틱 물통은
서울에 이종사촌이 집에 가지고 놀러온것을
내가 몰래 짚단속에 숨겨 놓았던 것이다
그렇게 일을 하고
얼마의 기일이 지나면
취로반장이 찍어준 도장표를 가지고
동사무소에서 밀가루를 타오곤 했다
찔레꽃
월남전에서 죽은 앞집 형이 아이고 하는 사람들의 울음소리를 앞세우고 들어오던 그날
꿈속인듯 아련히 들리는 사람들의 웅성거림
그리고 아직도 처녀티를 벗지 못했던 앞집형의 색시는
울다 울다 지쳐서 앞집이 바라보이는 우리집 마루켠에 기대여
말없이 눈을 감고 있었다
머리에 묶여있는 새끼줄이 나의 가슴을 후벼파는 듯 했다
사진속에 앞집형은 언제나 그렇듯 환한 미소가 있었다
사진속에서 웃고 있는 앞집형의 색시를
나는 새댁누이라고 불렀다
송이송이 하이얗게 무리지여 피던
찔레꽃이 달빛에 더욱 하얗게 서러운밤
앞집 혼자된 새댁누이방에는 불이 꺼지지않았다
저녁을 먹고 후터지근한 날이 오면 가끔씩 숨어서 지켜보던
새댁누이의 부엌에서의 목욕도 그 후 볼수가 없었다
사람들은 새댁이 바람이 나서 집을 나갔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손에 돈을 쥐여 주며 앞집아줌마는
혼자된 새댁누이의 손을 잡고 말했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다시 행복하라고
그리고 안가겠다며 소리죽여 우는 새댁누이의 등을 떠밀던 것을 안다
길가에 찔레꽃이 만발할때면
나는 이상스레 새댁누이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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