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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박물관 탄생불(淸州博物館 誕生佛)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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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박물관 탄생불(淸州博物館 誕生佛)

충북나그네(푸른바다) 2016. 9. 17. 21:32


석가모니 부처가 태여날때 일곱걸음을 걸은 후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이라고 말한 장면을 묘사한 탄생불(誕生佛)이다.

일반적으로 탄생불은 짦은치마의 하의를 입고 한손은 위로하고 다른한손은 아래를 가리키는 모습으로 표현된다. 석가모니 부처가 태여난날인 석가탄신일에 깨끗한 물로 아기부처를 씻기는 관불(灌佛)의식에서 사용되며 모셨던 것으로 추정된다.


통일신라시대의 유물로서 제천 포전리에서 출토되였다.



석가는 태어나자마자 일곱 걸음을 걸은 뒤 오른손을 들어 하늘을 가리키고 왼손은 아래로 하여 땅을 가리키면서 큰 소리로 "하늘 위, 하늘 아래, 오직 나만이 존귀하도다[천상천하() 유아독존()]"라고 외치며 부처가 되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음을 선언했다고 전해진다. 그때 사천왕과 범천,제석천이 나타나 석가의 탄생을 축하했고 하늘에서는 아홉 마리의 용이 따뜻한 물과 찬물로 된 두 종류의 깨끗한 물을 석가의 몸에 뿌리고, 천룡팔부()가 음악을 연주하고 향을 피워 축복했다는 내용이 옛 경전에 기록되어 있다. 이렇게 태어난 석가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 바로 탄생불()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이야기는 역사적인 사실이 아니며 훨씬 뒤에 석가의 탄생을 신비적인 모습으로 윤색한 것이다. 여기서 "천상천하 유아독존"은 석가 자신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인간의 존엄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러한 석가 탄생의 모습을 형상화하여, 옷은 전혀 입지 않은 나신의 모습으로 오른쪽 팔꿈치를 굽히고 손바닥을 앞으로 하여 하늘을 가리키며 왼손은 몸쪽으로 늘어뜨려 땅을 가리키는 것이 4∼5세기 무렵 인도에서 비롯된 오래된 형식의 탄생불의 모습이다. 이러한 도상은 6세기의 중국 북위()시대 불상에서도 보인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돌에 부조로 조각한 것이며 금동으로 된 독립된 탄생불은 당시까지는 없었다. 이와 함께 두 팔을 모두 내린 나신의 탄생불도 인도 쿠샨시대나 중국 북위시대 석조각의 부조로 나타난다. 이러한 형식의 금동불
독립상은 북위대에 한 점 있을 뿐이다. 오른손을 높이 들고 있는 또 하나의 탄생불 형식으로는 수대()의 금동불이 한 점 있을 뿐 그 후 중국에서는 유행하지 않았다.

이처럼 석가모니의 탄생불은 인도와 중국에서는 드물게 나타나고 있음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오른쪽 팔꿈치를 굽히고 있는 형식과 오른팔을 굽히지 않고 높이 들고 있는 형식 등 두 가지가 삼국시대 6∼7세기에 꽤 유행하였다. 이러한 탄생불의 제작은 통일신라와 고려시대에도 계속되어 상당한 예가 남아 있다. 우리나라에서 성행했던 탄생불은 일본에도 영향을 주어 아스카()시대에서 헤이안()시대에 걸쳐 많은 예를 남겼다. 삼국시대의 탄생불에는 전라()의 모습은 없으며 모두 상체만 나체에 짧은 치마를 입고, 머리는 민머리[소발()]에 얼굴은 귀여운 어린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다. 통일신라에 이르러 나발()이 나타나며 얼굴은 어른스러워진다.
탄생불 (한국 미의 재발견 - 불교 조각, 2003. 12. 31., 솔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