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바람따라 구름따라 가는길

엄마와 짜장면 본문

푸른바다의 창가에서/내 마음의 울림

엄마와 짜장면

충북나그네(푸른바다) 2017. 2. 7. 11:24

 

 

 

고관절 수술 이후

어머니는 부쩍 바깥 출입이 없어지셨습니다.

날도 춥고 하니 권하지는 못하지만

자꾸 움직여서 근육의 노화도 더디하고 해야 할텐데 걱정입니다.

 

항상 꽃같고

어려운일 있을때는 화수분 같던 어머니

그 어머니가 이제는 작아지고 작은일에도 힘들어 하시고 합니다. 

그럴땐 그냥 눈물만 납니다.

 

언제나 고향집엘 방문하면

기다렸다는 듯 문을 열어 주시던 어머니

자식향한 사랑은 더 간절하신 듯 합니다.

 

어제 점심때쯤 집엘 들렸습니다.

 

"식사 안하셨지? 엄니...우리  짜장면 먹을까?"

 

"밥 많은데 밥두고 짜장면은 뭘...."

 

말끝은 흐리시지만 드시고 싶으신가 봅니다.

 

그렇게 어제 점심은 어머니와 둘이 짜장면을 먹었습니다

참 맛나게도 드십니다

알맞게 가위로 짤라 드리니 더 좋아 하십니다.

 

어린시절 특별한 날이나 되여서 맛볼수있었던 짜장면

지금이야 간식거리지만 말입니다.

 

"막내아들 덕분에 짜장면도 먹었네..."

 

형 내외분 출근하면 혼자 집에 계실텐데

가끔씩 누님들이 들려 친구를 해주지만

혼자 계시는 시간이 많으니 식사도 건너 뛰시는 것 같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무얼 그 새 준비하셨는지

밑반찬을 주십니다.

 

만남은 헤어짐을 전제로 한다지만

모자(母子)의 시간으로 만나 행복하고 아름다운 날만은 아닐테지만

그래도 참 좋고 행복한데...

자꾸만 흐르는 세월에 힘들어 하시는 모습에

열심히 더 잘해드려야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조심해서 가거라"

 

차 룸밀러로 보이는 어머님이 손을 흔들어 주시네요.

 

"엄마 건강 하셔야 되요...."

 

"엄마 사랑해요!"

 

혼자 중얼거리며 말을 삼킵니다.

 

 

 

 

 

'푸른바다의 창가에서 > 내 마음의 울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괴산 외사리 당간지주.  (0) 2017.05.15
고들빼기 김치.  (0) 2017.04.12
로드킬(road kill)  (0) 2016.10.08
신혼여행과 석탑  (0) 2016.08.31
연하리(蓮河里)의 정겨움.  (0) 2016.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