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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성면 상선암 암각자(丹城面 上仙岩 岩刻子) 본문

충북의 바람소리/단양군(丹陽郡)

단성면 상선암 암각자(丹城面 上仙岩 岩刻子)

충북나그네(푸른바다) 2018. 9. 1. 13:36



상선암에 이르러 출렁다리를 건너 상선암 으로 진입하면 물가에 있는 바위에 새겨진 각자입니다.


단성면 가산리 상선암에 있는 암각자로 가로 76㎝, 세로 96㎝이다. 화서(華西) 이항로(李恒老)가 헌종원년(1835)에 제자들과 함께 유람하면서 지은 시를 후에 제자들이 추모하여 새긴 것으로 보인다.


암각내용 : 朱書擬輯東儒說 靑史行刪北帝編 右華西李先生詩 謹尊省齋柳先生遺意 後學權洙 鄭海贊敬刻



이항로는 1792(정조 16)∼1868(고종 5). 조선 말기의 성리학자입니다.

본관은 벽진(). 초명은 광로()였으나 철종 사친()의 이름을 피하여 개명하였다. 자는 이술(), 호는 화서(西). 경기도 양평 출신이다. 아버지는 이회장()이며, 어머니는 전의이씨()이의집()의 딸이다.

3세 때 『천자문』을 떼고, 6세 때 『십구사략()』을 읽고 「천황지황변()」을 지었다. 12세 때 신기령()에게서 『서전()』을 배웠다. 1808년(순조 8) 반시(: 한성초시)에 합격하였다.

그러나 당시 권력층의 고관이 과거급제를 구실로 자기 자식과의 친근을 종용하자, 이에 격분하여 과장의 출입마저 수치스럽다 하여 끝내 과거에 응하지 않았다. 과거를 포기한 뒤 당시 학문으로 이름이 높았던 서울의 임로()와 지평의 이우신() 등을 찾아가 학우의 관계를 맺었다.

25∼26세 때 어버이와 사별한 뒤 학문에 전념하였다. 30세 때 이항로의 학문과 인격을 흠모한 청년들이 많이 모여들었으나, 세속을 피해 쌍계사·고달사 등 사찰을 옮겨 다니며 사서삼경과 『주자대전()』 등 성리학연구에 힘을 쏟았다.

이항로의 학덕이 조정에 알려지면서 1840년(헌종 6) 휘경원참봉에 제수되었으나 사양하였으며, 그 뒤에도 지방수령 등에 제수되었지만 고사하고 향리에서 강학을 위해 여숙강규()를 수정하여 실시하였다. 이 무렵 한말의 위정척사론자로 유명한 최익현()·김평묵()·유중교() 등이 문하에서 수학하였다.

1862년(철종 13) 이하전()의 옥사에 무고로 체포되었다가 곧 풀려났다. 1864년(고종 1) 당시 권력자 조두순()의 천거로 장원서별제()에 임명된 후 같은 해에 전라도도사(), 사헌부 지평()·장령() 등에 차례로 임명되었으나 노환() 때문에 관직에 나아가지아니하였다.1866년 병인양요가 일어나자 동부승지의 자격으로 입궐하여 흥선대원군에게 주전론을 건의하기도 하였다. 그 뒤 공조참판으로 승진되고 경연관()에 임명되었으나, 대원군의 비정()을 비판한 병인상소와 만동묘()재건 상소 등으로 인해 대원군으로부터 배척당했다.

이항로의 학문은 주리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호남의 기정진(), 영남의 이진상()과 함께 침체되어가는 주리철학을 재건한 조선조 말기 주리철학의 3대가의 한 사람이다.

이항로의 주리철학은 이기합일설()을 주장한 중국의 나흠순() 일파의 우주론을 반대하고, 이()와 기()를 엄격히 구별하는 동시에 그것을 차등적으로 인식하였다.

즉, ‘이’가 주가 되고 ‘기’가 역()이 되면 만사가 잘 다스려져 천하가 편안할 것이나, 만일 반대로 기가 주가 되고 이가 버금이 되면 만사가 어지러워져 천하가 위태로울 것이라 하여 이·기를 차등적으로 보았다.

또, 주리론에 기초를 둔 심전설(), 즉 심즉리(), 심즉기()설을 반대하고 심합이기설()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이존기비()를 고수하고 있었기 때문에 유중교가 비판하였듯이 이리단심()의 이론이라 할 수 있으니 이항로의 심설은 심전설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항로의 사상은 심전주리론에 바탕을 둔 것이라 하겠다. 따라서 이항로의 심전주리론은 존왕양이()의 춘추대의()라는 윤리와 아울러 임금 사랑하기를 아버지처럼 하고, 나라 걱정하기를 내집처럼 한다는 애국사상과 자주의식을 강조함으로써 조선조 말기의 민족사상인 위정척사론의 사상적 기초가 되고, 나아가서 민족운동의 실천적 지도이념으로 승화되었다.

저서로는 『화서집』·『화동사합편강목()』 60권, 『주자대전차의집보()』, 『화서아언(西)』 12권 등이 있다.

시호는 문경()이다. 이항로[李恒老]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