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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따라 구름따라 가는길
못다 핀 꽃 한 송이... 본문
까뭇 졸았나?
눈을 떠보니 대웅전 이었다.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아픔을 잠재우려 늦은 시각 올린 염불공양 까지는 생각이 나는데...
그 이후로는 생각이 나질 않으니 아마 염불중에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염불이라야 반야심경이 다지만 말이다.
나이드신 노스님의 장삼이 옆에 있는 것으로 보아
대웅전에서 염불 공양 흉내를 내다 잠들은 나의 모습에 노스님이 덮어주신 듯 하다.
부리나케 일어나 석가전에 삼배하고 밖으로 나오니 늦가을 바람이 차다.
노구에도 노스님이 나 대신 아침 비질을 하셨는지 대웅전 앞마당에 비질이 선명하다.
아침 공양이 걱정되어 공양간으로 발을 옮기니
아침산보를 다녀오시는 노스님이 나를 부른다.
"심원이가 많이 피곤했나 보구나?"
노스님의 속가의 이름대신 심원이라는 이름으로 나를 불러 주셨다.
무언가 어색한 옷을 입었을 때의 느낌이랄까 ?
노스님이 심원이라는 이름으로 나를 부를때 마다 어색하다는 감정이 느껴지곤 했다.
"죄송합니다 노스님 . 얼른 아침공양을 준비하겠습니다" 하니
선한 웃음으로 당신의 장삼을 받으며 천천히 하라 말씀하신다.
노스님의 뒷 모습에서 범접할수 없는 기운이 보이는 듯 하다.
마음 속에서 요동치며 사라지지 않는 번뇌.
그 번뇌에 싸인 내자신을 탈피시키려 많은 시간을 할애 하였지만
시간과 반비례하여 번뇌의 크기는 더욱 커지고 그 무엇에게도 허락하지 않는다는 자신의 공간을 번뇌는 더욱 키우고 있었다.

.................
얼마 전에 절에 다녀간 아랫 동네에 사는 김지주의 작은아씨가 생각이 난다.
아랫동네의 많은 땅을 가지고 있으면서 부유하게 사는 김씨 성을 가진 사람의 작은 딸이었다.
동네주민들은 물론 그 밑에서 소작을 하는 사람들은 그를 일러 김지주라 불렀다.
그의 작은 딸이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시집을 간 후 소박을 맞았다는 소문을 절에 내왕하는 사람들의 입을 통하여 들었다.
그 소문이 있고 얼마 되지않아 노스님의 부름을 받았다.
"심원아 김지주님 작은아씨가 불공을 드리러 온다고 하니 아랫채 청소와 군불을 지피거라"
"네..알겠습니다"
청소와 함께 군불을 지필즈음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지게에 공양미와 함께 몸종을 데리고 아랫마을 작은아씨가 도착한것이 였다.
솔숲을 스치는 바람결에 작은아씨의 모습이 실려왔다.
조금은 슬픈 모습이랄까? 작은 아씨의 모습은 그렇게 나의 가슴으로 다가왔다.
노스님이 거처하는 방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김지주는
딸과 함께 몸종을 절에서 불공을 드릴 때 잘 부탁한다는 이야기와 함께 지게에 가져온 쌀을 내려놓고 절 모퉁이를 돌아 나갔다.
길게 드리워진 나무그늘속으로 김지주가 사라지고 있었다.
............
노스님의 염불소리에 맞춰 이랫동네 작은 아씨는 절을 했다.
가련한 뒷태에 뒷 모습만 보아도 세상의 슬픔을 모두 지고 있는 듯 보였다.
작은아씨의 모습을 스치 듯 지나며 내 마음속에는 속가에 두고온 작은누이가 생각이 났다.
작은아씨의 모습속에 속가의 작은누이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이유는 무얼까?
잊으려는 마음으로 억누르고 있던 속가와의 연이 아랫동네 작은아씨를 통해 또 내 가슴속에서 불을 지피고 있었다.
십 여일 남짓 절에 머물던 작은아씨가 동네로 내려가고
나는 심한 감기 몸살을 앓았다.
몸이 이픈 와중에도 문득 문득 절에 다녀간 아랫동네 작은 아씨의 모습이 꿈속에서 보였다.
작은 초생달이 유난히도 밝았던 밤 절마당을 거닐던 작은 아씨의 뒷모습도 보였다.
작은아씨의 웃음기 잃은 얼굴에서 언듯 언듯 나를 향한 눈길도 있음을 알았다.
처음에는 작은누이와 겹쳐 보이던 작은아씨의 모습이 어느샌가 한 여인의 모습으로 내 가슴에 다가옴을 알았다.
나도 몰래 작은아씨의 모습을 훔쳐보는 날이 많아지고
꿈속에서 작은아씨랑 손 잡고 노는 꿈도 꾸었으며
작은아씨와 입술을 포개는 요상한 꿈도 꾸곤 했다.
...........
"마음속에 번뇌를 지우거라"
마음속에 흐트러짐 위로 노스님의 말씀이 일갈이 된다.
나의 마음속에 꾸역꾸역 치솟아 오른던 연민으로 가장되었던 음심(淫心) 과 함께
정리되지 못한 마음의 자세속으로
솔숲을 거닐던 작은아씨는 멀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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