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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안면 송정리 통미마을신령제단(道安面 松亭里 通味丘神靈祭壇) 본문
송정리로 접어드는 길은 증평산업단지를 조성하느냐고 길이 많이 파헤쳐져있다.
모내기가 끝난 논에는 물맛을 본 어린 모들이 푸른빛을 띠고 몸을 불리고 있는것 같다.
농로를 따라 길을 걷다보면 행정지명이 송정2리인 통미마을에 다다른다
마을회관 옆으로 주민들의 쉼터가 초여름의 햇볕을 막아준다.
마을 쉼터옆으로는 송정리마을비와 마을향약비 그리고 일제강점기때 구장을 지낸 연창희의 송덕비가 있다
이 마을은 마을 단위의 집단신앙으로 ‘언덕제[丘祭]’를 지낸다. 매년 지내는 것은 아니고 대개 3년마다 1번씩 지낸다. 마을 회의를 통해 ‘언덕제’의 날짜가 정해지면 제일(祭日)을 며칠 앞두고 마을 중앙에 있는 언덕에 왼새끼를 꼬아 금줄을 친다. 이 ‘언덕제’의 유래는 마을의 생성과 관련되어 있다. 마을 사람들에 따르면 무술년[1700년경]에 큰 홍수가 나서 마을이 모두 떠내려가고 언덕만 남게 되었다. 그때부터 마을에서 ‘언덕제’를 지내기 시작했는데, 1997년경 제사가 중단되었다가 최근에 다시 지낸다.
통미’의 제사 대상이 되는 언덕은 마을의 가운데에 있는 나지막한 구릉으로, 팽나무와 버드나무 등이 있는 곳이다. 이 나무들은 제사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모내는 시기를 점치는 데 이용되기도 한다. 즉 버드나무 잎이 밑에서 필 때는 모내는 시기를 조금 앞당기고, 버드나무 잎이 꼭대기에서 나올 때는 모내는 시기를 조금 늦춘다. 제주(祭主)를 선정하는 방법은 생기 복덕(生氣福德)에 따라 결정하는데, 초헌관(初獻官)ㆍ아헌관(亞獻官)ㆍ종헌관(終獻官) 순으로 정한다. 그 외 대축(大祝)ㆍ집례(執禮)ㆍ전작(奠酌)ㆍ봉작(奉酌)을 결정한다
마을회관을 좌측으로 끼고 길을 오르면 오래된 나무들이 우거진 마을의 쉼터를 발견할수 있다.
팽나무등 오래돤 나무들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준다
그 나무를 집 삼아 통미구신령제단(通味丘神靈祭壇)이란 이름의 언덕제를 지내는 제단과 더불어 언덕제에 대한 내용이 음각된 암석이 자리하고있다.
제의는 유교식으로 진행되었는데, 마을 사람들이 한복을 입고 참가한다. 제물로는 백설기 1시루ㆍ시루떡 1시루[시루의 양 옆에 통북어 각각 1관리씩 꽂음]ㆍ삼색실과ㆍ북어포ㆍ돼지머리ㆍ사과ㆍ배ㆍ옥춘당 등의 과자류 등이 진설된다. 또 상 위에는 각 가정에서 가져다 놓은 ‘불밝이쌀’이 놓여진다. 유교식 제의 절차에 따라 축문을 읽고 초헌관ㆍ아헌관ㆍ종헌관이 차례로 잔을 올린 다음 대주(大主)가 전작할 사람들 순서대로 잔을 올리게 한다. 그런 후 대표가 ‘언덕신’에게 먼저 소지를 올린 후 마을 사람들도 저마다 소지를 올린다. 제비(祭費)는 마을의 공동기금과 집집마다 각출한 곡식을 모아서 충당한다. ‘통미’의 ‘언덕제’에서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사실은 제관을 뽑고 제물을 다루는 일과 금기 사항을 지키는 일이 예전에 비해 많이 약해졌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통돼지를 잡아 제사가 시작되기 전에 마을 사람들이 함께 먹는다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언덕신’에게 올리기 전에 먼저 마을 사람들이 함께 먹는 일도 생겼다. 이와 같은 일은 ‘언덕제’의 의미가 종교적인 차원에서 점차 마을 화합과 같은 기능적 차원으로 변화되는 추세를 보여주는 예이다.
언덕제를 지내는 곳에는 2011년에 설치한 주산지신비(主山之神碑)라는 내용을 적은 비가 있다
앞에 제단에는 통미구신령제단(通味丘神靈祭壇)이라고 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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