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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바람. 본문

푸른바다의 창가에서/風景속에 비친 詩

겨울바람.

충북나그네(푸른바다) 2016. 1. 16. 20:45

 

 

 

 

추운 겨울밤이였을 거다.

 

나는 달그락거리며

밤늦은 시각

부억에서 석유곤로 심지를 올렸다.

 

 

더벅머리에 내 갈길 앞이 컴컴했던 그 시절

현실의 그 닫힌 방문을 열지 못하고

한겨울 자고나면 머리맡 자리끼 꽁꽁어는

그 어둠의 방속에서 한마리 곰처럼 웅쿠리고 있었다.

 

석유가 없어

시커먼 그을음 토해내는

석유곤로의 심지를 밀어 올리며

나는 속으로 꺼이꺼이 울었다.

 

안방에선 나이드신 아버지의 기침소리가 들렸고

세상의 일원으로 뛰여나가지 못했던 내 마음은

세상과 이별을 연습하는 어줍잖은 글을 쓰기도 했다.

 

내 마음이 아프다고 소리 지르며

누군가 나의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랬다

창문사이로 겨울의 찬바람이 울었고

처마밑에 말라비틀어진 시래기들의 서걱거림은

내 젊음의 방황하는 비틀거림이였다

 

먼 훗날

이런 겨울밤이 다시오면

나는 어떠한 모습으로 지낼까 하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

 

나는 시간이 한참이고 지낸

지금의 이 겨울밤에

그 시절을 그리워하며

시래기의 서걱거림과 창문새 파고들며 휘파람 불던

그 겨울바람을 잊지 못한다.

 

내 방황하던 청춘의 시절

떠나지 않고 친구가 되여주었던

겨울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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