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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따라 구름따라 가는길
겨울바람. 본문
추운 겨울밤이였을 거다.
나는 달그락거리며
밤늦은 시각
부억에서 석유곤로 심지를 올렸다.
더벅머리에 내 갈길 앞이 컴컴했던 그 시절
현실의 그 닫힌 방문을 열지 못하고
한겨울 자고나면 머리맡 자리끼 꽁꽁어는
그 어둠의 방속에서 한마리 곰처럼 웅쿠리고 있었다.
석유가 없어
시커먼 그을음 토해내는
석유곤로의 심지를 밀어 올리며
나는 속으로 꺼이꺼이 울었다.
안방에선 나이드신 아버지의 기침소리가 들렸고
세상의 일원으로 뛰여나가지 못했던 내 마음은
세상과 이별을 연습하는 어줍잖은 글을 쓰기도 했다.
내 마음이 아프다고 소리 지르며
누군가 나의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랬다
창문사이로 겨울의 찬바람이 울었고
처마밑에 말라비틀어진 시래기들의 서걱거림은
내 젊음의 방황하는 비틀거림이였다
먼 훗날
이런 겨울밤이 다시오면
나는 어떠한 모습으로 지낼까 하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
나는 시간이 한참이고 지낸
지금의 이 겨울밤에
그 시절을 그리워하며
시래기의 서걱거림과 창문새 파고들며 휘파람 불던
그 겨울바람을 잊지 못한다.
내 방황하던 청춘의 시절
떠나지 않고 친구가 되여주었던
겨울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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