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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따라 구름따라 가는길

우산 씌워주는 남자 본문

푸른바다의 창가에서/내 마음의 울림

우산 씌워주는 남자

충북나그네(푸른바다) 2010. 7. 4. 14:11

 

 

 

날이 참 덥습니다

한밤으론 열대야 현상도 나타나고

더운 여름 한두어달 지나면 되는데 하면서

차일피일 설치를 미루는 에어컨 생각이 절실합니다

사무실에서야 에어컨을 가동하니 제습이 되여 덥고 꿉꿉한줄 모르고 지내지만

막상 집엘 들어오면 이건 아니다 싶습니다

식구수대로 선풍기 하나씩 끼고 더위사냥을 합니다

샤워도 할때뿐이고 영 찝찝한것이 잠도 오질 않습니다

시원한 맥주한잔에 수박화채로 더위를 쫒아 보려하지만

요즈음 같은 날씨에는 아무래도 역부족인 듯 합니다

장마기간 중이라 습도가 높으니 더위가 몸에 달라붙는 느낌이 듭니다

 

어제 퇴근무렵 비가 내립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집까지는 거리가 얼마 되지않으니 우산을 잘 준비하질 않습니다

대충 비맞으며 걸어가는데 누가 우산을 씌워줍니다

 

"같이 쓰고 가시지요"하는 굵직한 목소리도 들립니다

 

누군가 하고 뒤돌아 보니

학원을 다녀오는지 큰아이가 씩 웃으며 우산을 받쳐줍니다

아이와 어깨를 맞대고 집으로 향하는 짦은거리가 행복합니다

 

"공부는 할만하냐?"

 

"그냥 그렇치요 ...뭐..."

 

"그러면 됐다..."

 

어린아이인줄 알았던 아이가

이제는 어깨높이가 같아집니다

성큼성큼 걷는 아이의 발걸음이 참 싱그러워 보입니다

우산 씌워주는 남자가 참 멋져 보입니다...청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