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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남면 조촌리 동래정씨재실(遠南面 助村里 東萊鄭氏齋室) 본문

충북의 바람소리/음성군(陰城郡)

원남면 조촌리 동래정씨재실(遠南面 助村里 東萊鄭氏齋室)

충북나그네(푸른바다) 2020. 8. 15. 15:15

 

동래정씨한철공파 재실은 조촌1리 골안마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골안마을은 동막골 남쪽하천 건너마을로 야동 남서쪽 골짜기안에 있는 마을이라 하여 골안이라고 하였습니다. 조선 세조때 충절로 이름 높은 사육신 이었던 유성원의 사당이 있는 마을입니다.

 

 

동래정씨 한철공파재실은 마을로 진입하며 좌측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현재도 7-8가구의 동래정씨들이 살고 있습니다.

입구에는 동래정씨한철공파종친회(東萊鄭氏漢澈公派宗親會)라 써있는 현판이 있으며 재실마당에는 건립기념비가 세워져 있습니다.재실은 한철의 9대손인 진우(鎭宇)의 토지희사와 더불어 재실공사비를 부담하여 1987년 여름에 건립하였다.동래정공한철재실건립기념비의 후면에는 한철파 종친회에서 각자한 동래인 정진우의 선행기가 기록되어 있다.

 

동래정공한철재실건립기념비입니다.

 

원남면 조촌리 야동 효자골에는 정한철의 묘가 있다. 정한철은 효종9년(1658년)에목천현(충남 천원군 목천면)에서 태어났다.집이 가난해서 어려서 부터 원남면 조촌리에 있는 외가인 곡산 연씨댁에서 외숙의 도움으로 자랐으나 본래 천성이 착하고 근면해서 마침내 자수성가하기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고향에 있는 노부모와 형을 잘 보살피고 도와가며 살게되자 마을사람들이 모두 부러워하며 또한 그 부모에 대한 효행과 형제간 우애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어느 해 정한철이 고향에 돌아와 문안을 드리게 되었는데 때 마침 노환으로 병석에 누워 계시던 노부가 갑자기 개고기를 먹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공교롭게도 마을에서는 적당한 개를 구할수가 없었다.

촌로들이나 의원의 말에 의하면 약용이나 보신용으로 쓸만한 개는 황구가 좋다고들 했으나 그것을 근동에서는 구할수가 없었던 것이다. 정한철은 이에 낙심하지 않고 아침 일찍 백리길을 걸어나와 잔갈(조촌리)에 들어와 그 아내에게 황구있는 집을 수소문해 보라하고 그 자신도 건너마을에 개를 구하러 나갔다. 이윽고 그 아내가 오후가 되서야 윗마을 정첨지의 집에 황구가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남편에게 알렸다.정한철은 곧 그집으로 달려가 정첨지에게 자초지종을 구하고 황구를 팔아달라고 애원하였다. 그러나 정첨지에 집에 있던 황구는 오래전부터 그 집에서 도둑을 지켜온 충견으로 팔수가 없는 개였다. 이에 정한철이 노부의 병환이 경각에 달리었음을 말하고 양도할것을 애원한지 수차에 이르자 마침내 정첨지는 정한철의 효성에 감동되어 황구를 내주었다.

정한철은 그 은혜를 고맙게 생각하고 개를 잡아 망태기에 넣고 길을 떠나려고 했다.그러나 그 아내와 마을사람들이 이제 조금 있으면 날이 어두워 밤길이 험악하니 내일 아침에 떠나라고 권했다.그러자 정한철은 "노부가 병고에 시달리며 드시고 싶어하는 음식을 기다리고 계시는데 어찌 편안히 앉아 있을수가 있으리오"하고 기어코 길을 떠났다.

그런데 길을 떠난지 불과 20리 길인 진천군 초평면 신통리 갈티고개에 이르자 날이 어두워지고 이미 칠흙같은 어두움속에서 길을 찾기가 어려웠다.길을 재촉해야 하겠는데 밤길은 어둡고 초조와 불안에 마음이 급한데 언뜻 눈앞이 환해지는것을 느꼈다. 이에 정한철이 이상하게 생각하고 발걸음을 멈추고 앞을 바라보니고갯마루에 화등잔만한 불을 켜고 한마리 커다란 호랑이가 앉아 있었다.등에 식은땀이 흐른 것을 느낀 정한철은 호랑이가 필시 그가 짊어지고 있는 개고기 냄새를 맡고 그것때문에 기다리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정한철은 그가 호랑이에게 잡아 먹히는 한이 있더라도 아바지 병환을 위해 가지고 가는 개고기는 줄수 없다고 결심을 하고 침착하게 큰 기침을 하고 나서 호랑이 있는곳으로 다가갔다. 그러나 호랑이는 한치도 물러남이 없이 도리어 자세를 낮추고 공격을 위한 도약의 표현을 지었다.이것을 본 정한철은 있는 용기를 다 내어 호랑이에게 꾸짖듯 호령을 하였다."나는 음성고을 잔갈에 사는 정한철이라고 하는 사람이다.내 아버님 병환이 위독해서 망극하던 중 황구가 특효라 하여 이제 그것을 마련해서 급히 가는중인데 어찌 길을 막고 비켜서지 않는냐? 날이 새기전에 이것을 노부에게 대령해야 하니 딴 생각하지 말고 어서 길을 비켜라" 하니 호랑이는 머리를 설레설레 흔들고 꼬리를 말아 등을 치면서 넓죽하니 정한철 앞으로 등을 낮추어 들이대는 것이었다. 이에 정공이 생각하기를 호랑이가 등에 타라고 하는것 같아서 눈을 딱 감고 등에 올라타자 갑자기 귀에서 바람소리가 일 듯 하더니 곧 멎는것이었다. 

그가 무슨일인가 하고 눈을 뜨니 바로 자신의 노부가 거처하는 목천집 문앞이었다.정한철이 호랑이 등에서 내리자 호랑이는 한 줌 바람만을 남긴채 어디론가 사라져 가고 눈앞에서 사라졌다.이리하여 호랑이 덕분에 노부가 원하는 황구를 그날밤에 들게 할수 있었던 정한철은 호랑이가 매우 고맙게 여겨졌고 노부는 그날 밤 황구고기를 먹고 신기하게도 병이 차도를 나타내어 수삼일만에 완쾌되었다.그 때 이말을 전해들은 마을사람들은 한결같이 정한철의 효행을 하늘에서 아는 일이라고 칭찬이 자자했고 그 가문에서는 후세에도 효자 효부가 속출하여 가문을 빛내고 조상의 얼을 이어받는데 모범이 되었다고한다.[음성의 구비문학]

 

골안마을동래정씨들의 조상공경을 엿볼수있습니다
재실(齋室)이라고 쓰인 현판이 걸려있습니다.
시멘트바닥과 블럭담으로 관리가 되고 있습니다.

 

재실(齋室)이라 함은 무덤이나 사당 옆에, 제사를 지내려고 지은 집을 칭합니다.제사를 위한 공간을 말합니다.

 

재실앞에는 주차공간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마을 진입로에는 커다란 나무한그루가 반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