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원면 옥화리 세심정(米院面 玉花里 洗心亭)

따가운 햇살아래 세심정은 밝게 웃고있다.

나뭇사이를 지나 조금은 숨이 찬 바람이 세심정 안으로 들어와 앉는다.

세심정 마루에 앉아 세심정을 스쳐간 세월들의 실타래를 풀어본다. 많은 이야기를 바람이 전해준다.

세심정은 1646년(인조 24) 주일재 윤승임(尹承任, 1603~1688)이 미원면 옥화리(玉花里) 137-1번지에 세운 정자이다.

현재 남아 있는 건물은 1867년(고종 4)에 중건하고 1966년에 중수한 것이다.

정면 3칸, 측면 2칸이며, 주춧돌 위에 6각 기둥을 세운 겹처마 팔작지붕의 목조기와집이다. 내부는 통간 양회바닥이며 사면에 장대를 끼워 돌렸다.

1865년(고종 2)에 송근수(宋近洙)가 짓고 송우인(宋右仁)이 쓴 세심정중건기(洗心亭重建記)와 1868년(고종 5)에 김술현(金述鉉)이 쓴 세심정중건기(洗心亭重建記)가 걸려 있다. 밖에는 1800년(정조 24)에 송환기가 쓴 세심정(洗心亭)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세심정(洗心亭) 중건기(重建記)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정자가 중건된 것은 정조임금 경신년(1800년)으로 중건에 또 다시 훼손되어 폐허가 되니 다만 들국화 무성한 터만 남아 있었다.

금년 봄 여러 윤씨들이 하께 의논하고 힘을 모아 옛터에 새로 짓듯 중건하고 내 선조인 문경공에게 쓰신 글로 편액하였다.이에 숲과 골짜기가 더욱 빛나고 새들도 서로 축하하며 오가며 깃드니 어진 사람은 모두 주일재 윤선생의 처소가 있었음을 알 것이다.

오호라 무룻 천지만물이 흥하고 폐하지 않음이 없으니 이는 상리이다. 그러나 그 흥하고 페함의 여유가또한 오직 사람에게 달려있을 뿐이다. 내 일찌기 고금 가문의 자손을 보건대 그 선조의 구업을 지키는 바 드물어 계산과 형승에 이르러서도 구차이 의식이 바꿈만도 못하다 여겨 종종 가꾸지않고 훼페되어 한갖 후인의 안타까움만 더하는 것은 비록 거실 대족이라도 오히려 면하기 어렵다.

이제 윤선생의 자손이 오랫동안 침체되고 또 근래에도 가난하여 그 의식이 부족한데도 유독 선조의 정자터가 황폐함을 참지 모사고 경영하고 설치함에 정성과 힘을 다하였다. 이래로 수백년 사이에 무릇 다시 훼손되고 재건되니 이 이후로 또한 장차 그 훼폐함을 알지못하겠으나 반드시 오늘의 경영과 같음이 있을것은 분명하다.그 당을 세운 뜻을 보건대 어찌 높지 않은가?

내 장차 한가한 날에 신을 끌면서 한 번 찾아가 여러 윤씨들과 어울려 무적지의(無適之意)를 이야기 하고 정자안에서 우리 선조의 권학잠(勸學箴)을 읊어보리라. 정자의 사실의 전말은 문경공의 기문에 상세하니 여기서 다시 덧붙이지 않는다

윤선생이 일찌기 세심이라는 정자가 있었으나 이곳이 그 유지이다.

이 정자를 중건하여 낙성하고 마침내 세심정이라 편액하니 이로인해 그 유지가 그 이름을 지키게 되니 진실로 마땅한 일이다.

만약 다시 여력이 있어 정자주위의 숲과 바위에도 미치어 서로 오랫동안 의지할 수 있다면 곧 여러 윤씨들이 정자를 세운 뜻에 더욱 유감이 없을 것이니 어찌함께 도모하지 안겠는가? 이로써 기문을 삼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