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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와 고구마2개. 본문

푸른바다의 창가에서/내 마음의 울림

외할머니와 고구마2개.

충북나그네(푸른바다) 2015. 12. 23. 10:07

 

그래 !
그것을 생각하면 그건 분명 아픔이 였어
가슴속 싸하니 밀려오는
삐져나오는 듯한 아픔의 덩어리 였어

어른이 되여
항상 가슴속에 숨겨두고 싶은
남에게 보이기 싫은
나만의 색갈이 바랜 추억의 치부였어'

 

사랑한다는 말 끝내 하지못하고

내 가슴속에 숨겨놓은 어린아이의 울음이였어...

 국민학교 시절
학교를 파하고 돌아오는 길에
그 곳에는 언제나 나의 망막속에
머리에 하이얀 수건을 두르신 외할머니가 계셨다

외할머니는
손에 든 호미하나 의지하여
커다란 밭가운데 움직이지않은
하나의 풍경화로 나의 유년의 봄을 장식하셨다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외할머니“ 나의 커다란 소리에
뒤돌아 보시며 환하게 웃으시던 외할머니
10원짜리 동전으로 나의 허기짐을 달래주셨던 외할머니......

물오른 미류나무 꺽어
풀섶을 두들기며 돌아오던 뙤약볕의 그 어느날
그날도 외할머니는 거기 계셨고
여느때 같이
10원짜리 동전이 아닌
찐고구마 2개를 손에 쥐어 주셨지
그리고 주전자의 물한잔도 곁들여......

 

 

 

 

어른이 되여
그시절을 회상하노라면
그 고구마는 분명 외할머니의 한끼식사 였을텐데
철없는 손자는 그것을 받아먹고
하루종일 허기지셨을 외할머니의 허기짐을
이제야 알았답니다

개나리 흐드러진
공원묘지 한켠에
나는 그 시절 나의 철없음을
한떨기 눈물로 용서를 빌었습니다

돌아오는 길가에
한줄기 싸하니 부는 따뜻한 바람은
손자향한 외할머니의 사랑의 손길인냥
따스했습니다

"외 할머니 사랑합니다"
흐르는 구름위에 외할머니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공원묘지에 잠들어 계신
외할머니의 묘소에 다녀와
잠시 외할머니 생각에몇자 적어봅니다......

 

 

....개나리 노오랗게 피던날

외할머니 산소를 다녀오며 적어 놓은 글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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