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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따라 구름따라 가는길
한산한 토요일입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혼자 앉아 "인간극장 레전드" 라고 밀린 프로도 보며 시간을 죽이는데 전화가 울립니다. "어째 휴대폰전원도 꺼져있고...." 말 꼬리를 흐리면서 아들이 전화를 안받는단다. "걱정 되시겠네요?" "어떻게 연락 좀 달라고 전해주세요" 하는 아주머니의 전화다. 부부동반으로 여행을 떠났는데 집에 있는 막내아들이 전화를 안받는다고 걱정이 태산이다. "너무 걱정마세요" 하며 전화를 끊고 세대를 방문하여 호출을 하니 잠이 아직도 덜깬 목소리가 문을 열어준다. 전화를 안받는다고 어머니가 걱정하시니 어머니께 전화를 드리라고 이야기를 전해주니 전화기 전원을 끄고 잠이 들었단다. 죄송합니다 하는 말꼬리가 닫히는 문사이로 배웅을 해준다. 아들의 전화를 받았다고 아주머니의 전화가 또 온..
외로움을 먹고살자. 외로움은 보고픔의 또 다른 이름. 조금은 이른 아침녘 외로움을 준비하자. 아내의 또닥거리는 도마질 소리처럼 외로움을 준비하자. 오늘도 만날 숱한 인연들은 또 다른 나의 외로움을 빛내기 위한 조연인지도 모른다. 짙은 그림자 마냥 철 지난 내 마음에 붙어있는 작은 기억의 조각들을 스쳐 지날때 마다 그들의 외로움을 존중해 주자. 내 마음속에 그들과 동률의 순간을 이룰 때 그 외로움은 더욱 빛을 발한다. 외로움은 보고픔의 또 다른 이름이다.
왁자지껄. 집 안이 오랫만에 소란스럽다. 소주한병. 어머니의 얼굴에 웃음기가 핀다. 소주두병. 어머니의 얼굴에 웃음꽃이 핀다. 소주세병. 너무 무리하지 말거라 소주네병. 아내의 눈치가 어머니 얼굴에 가득하다. 모르는 척. 소주 다섯병. 너무 마시는거 아니니? 드디어 어머니 말문을 여신다. 소주 여섯병. 이제 그만 마셔라 어머니 얼굴에 근심이 가득하다. 술은 홀수로 마시는 거래요 기어코 소주 일곱병을 뱃속에 구겨 넣고 나는 자리에 누웠다. "아이구 술안주라도 좋은걸 먹던지..." 베게머리에 어머니는 아들걱정이다. "한동안 안마시더니 또 저러네요..." 아내의 목소리가 떠나는 기차의 기적소리처럼 멀어져 간다.
"게으른 놈 놀기 딱 좋은 날이구나" 생전의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리는 날이다. 괴산 향교를 찾던 날 비가 딱 그만큼 온다. 우산을 쓰기에는 그렇고 ... 또 안쓰자니 조금 마음이 쓰이는 날씨. 향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석전釋奠제 준비로 바쁜 향교로 발길을 준다. 카메라를 비를 안 맞게 티셔츠안으로 넣고 걸으니 남 들 보기에는 어찌 보일까? 한 쪽 길가에 보이는 하마비. 온전치 못한 모습이다. 조금은 애처로히 보이는 모습에 비까지 맞고 있으니 ...... 어린시절 우산도 없이 학교가 파한 후 오는 비를 맞고 길가에 커다란 아주까리 이파리 하나 따서 머리에 얹고 집으로 향하던 내 어린시절 모습이 오버랩된다. 비 오는 날. 참 청승이다.
무슨 생각을 할까? 무슨 연유일까? 없어진 머리는 무엇을 의미할까? 한참이고 눈 마주치며 마음속에는 답을 내리지 못했다. 사람도 허전한 박물관 그 속에서 나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걸까? 돌조각상을 바라보며 나는 또 다른 의미를 찾으려고 마음을 헤집어 보는걸까. 한참이고 바라보던 시간이 지나고 "아직도 멀었어요?" 재촉하는 아내의 말소리가 박물관안을 수놓고야 나는 발걸음을 돌릴수 있었다. 발걸음을 돌리며 나는 스스로 자문자답을 한다. '맞아 아직도 멀었어." 주위에 산재된 사람들의 뇌리속에서 생각이 옅어지는 바라봄이 덜한 옛님들과의 대화가 흥미롭다. 나의 쓰잘데기(?)없는 취미를 이해해주려는 아내가 고맙다.